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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0. 메모

일드 <중쇄를 찍자>(2016)

by ㅊㅈㅇ 2022. 2. 4.

SBS 드라마 <그 해 우리는>을 꽤 재밌게 봤는데, 이거 끝나고 방영될 <오늘의 웹툰>이라는 드라마가 이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 한 거라고 한다. 이 드라마 역시 동명의 만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출판사의 만화잡지 편집부에 입사한 전직 유도선수 신입사원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담고 있다. 그런데 주인공 뿐만 아니라 다른 각각의 캐릭터들 역시 입체적으로 잘 다루고 있어 매 화 흥미롭게 보았다. 무엇보다 만화가-편집부-영업부-서점직원 등으로 이어지는 여러 인물들의 이해관계과 입장, 그리고 그것들을 전체적으로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다. 만화가는 만화만 잘 그리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편집자와의 소통, 어시스턴트 및 스튜디오의 운영 등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편집자는 단순히 만화가의 작품을 싣는 걸 도와주는 사람을 넘어서서, 더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도록 코멘트 할 수 있는 첫번째 독자, 이자, 만화가와 독자를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야한다. 영업사원 역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더 많은 책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달해야만, 계속해서 책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여튼. 만화 원작이다보니 좀 오버스러운 연기나 대사들이 있기는 하지만, 괜한 러브스토리 따위에 빠지지 않고, '일에 진심인'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선한 드라마 라고나 할까.. 

운을 모으기 위해 선한 일을 계속하는 출판사 대표나.. 예전에는 삶을 바쳐 일만 했던 직원이 이제는 잘 팔려야 계속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일념으로 워라밸을 철저히 지키며 신인들을 이용하는 사람으로 바뀌게 된 것.. 만년 어시스턴트인 지망생이 천재적인 감각을 가진 후배를 보고 만화가가 되기를 포기하고 다른 일을 찾는 것.. 우울한 가정사를 가지고 있지만 그려야하는 것이 끊임없이 떠올라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괴로운 만화가... 등. 무엇보다 일본 사람들은 왜 이렇게 만화를 좋아하는거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이 모든 게 사실은 큐레이터나, 잡지사 기자의 역할과도 어느 정도 비슷한 부분이 있어 더 재밌었던 것 같다. 마감시간을 잘 지키고, 함께 일하는 주변 사람을 배려하고.. 이런 모든 게 진짜 '프로페셔널'이라는 생각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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