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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0. 메모

에어브러쉬, 스프레이

by ㅊㅈㅇ 2023. 7. 11.

 

2022년에 서울예술지원 RE:SEARCH 라는 기금에 선정되어 300만원을 받았었다. 정산도 필요없고 일시불로 돈을 주는거고, 리서치 지원금 같은 거였다. 내야하는 최종 결과물도 활동결과보고서 뿐이라 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몇몇 분들이 알려주셔서 지원했었는데 운이 좋게도 받을 수 있었다.

회화 전시를 몇번 하면서 그 다음스텝을 생각해 왔었고 사실은 논문도 이제 생각해야 하고..그러다 에어브러쉬나 스프레이를 쓰는 회화 작업들을 모아서 전시해보고 싶다는 아주 단순한 생각에서 이 리서치가 시작됐다. 재료의 변화가 제작방식의 변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내용구성에도 당연히 연관관계가 있다. 스프레이건은 물리적으로 접촉하지 않은 채로 그리는 방식이고.. 즉각성의 극대화, 빠른 속도감, 신체 사이즈와 작품 크기의 관계 축소 등 여러 특성들이 있었다. 

해외 작가로는 카타리나 그로세(Katharina Grosse, b. 1961), 뤼트거 드 브리스(Rutger de Vries, b.1987), 토바 아워백(Tauba Auerbach, b. 1981), 에바 베렌데스(Eva Berendes, b.1974) 등이 있다. 

나는 위 리서치에서 국내 작가 리서치(작업실 방문)를 1년동안 진행했다. 신현정, 오희원, 위영일, 황원해, 윤향로, 김민성, 한지형, 한선우, 박석민, 손동현, 홍성준 등을 만났다. 람한, 뿌리, 정세인, 박경률, 이진형, 최기창, 조효리, 정희민 등의 전시도 관람하였다.  무엇보다 노상호 작가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정말 똑똑하고 재미있는 사람이었다. 단순히 재료적 맥락 뿐 아니라 미술계/전시/작품을 대하는 새로운 방식에 대해서도 엿들을 수 있는 귀한 자리였다. 

김인선, 이관훈 선생님과 자문회의도 해보고.. 설익은 내 생각들을 풀어놓고 고견을 여쭙기도 했다. 

같은 재료로 작품을 진행 중인 작가들을 세대 구분없이 리서치하면서 느낀 것은 같은 재료를 쓰고 있다 하더라도 표현방식, 주제 등에서 매우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작품 주제의 스펙트럼이 방대하기도 하고, 세대별로도 미묘하게 작업의 지향점이 달라서 그 안에서도 구체화, 세분화 작업이 필요했다. 

영국 런던의 가고시안 갤러리에서 2015년에 열렸던 전시 <SPRAYED: Works from 1929 to 2015>는 재료를 주요 주제로 삼은 뛰어난 전시다. https://gagosian.com/exhibitions/2015/sprayed-works-from-1929-to-2015/ 전시의 부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 전시는 20세기의 미술사 전체를 아우르는 역사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처럼 미술사적 연구의 맥락에서 접근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독립 큐레이터의 인력, 자본, 공간 제약 등의 환경적 요소를 염두에 두었을 때 이와 같은 전시는 실현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오히려 전시보다는 논문으로 정리하는 게 더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이제 박사논문도 쓰긴 써야하니.. 정연심 선생님한테 목차라도 좀 정리해서 한번 찾아뵈려고 한다. 전시 기획이 참 즐겁고 재미있는데, 돈을 벌 수가 없고 또 시간이 워낙 많이 드니 애 키우면서 하기란 참.. 어렵다. 

하단에 첨부한 파일은 서울문화재단에 제출한 활동결과보고서다. 재단 홈페이지에 모두 공개된다고 하는데, 여튼 찾는게 또 쉽지는 않아서 내 블로그에도 올려둔다. 비루한 결과물이긴 하지만 그래도 노상호씨 코멘트들은 읽어봄직하다. 

RESEARCH_활동결과보고서(최정윤).pdf
3.98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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