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옥토버
일정: 2017년 12월 8일 – 2018년 1월 31일
장소: 아르코미술관 제2전시실
참여작가: 강태훈, 물질과비물질, 서평주, 손혜경, 연구모임 아래, 양유연, 이덕형+조주연, 이상엽, 이우성, 홍진훤
기획: 신양희
디자인: 배지선
공간디자인: 비유유피
주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신양희 큐레이터는 기자로 일할 때 알던 분이다. 내가 <아트인컬처>의 기자였던 당시, 신양희씨는 경향 <아티클>의 기자였다. <월간미술> <아트인컬처> <아티클>에서 일하던 기자들과 몇몇 큐레이터가 함께 모여 진행했던 책 읽기 모임에 몇달 간 나도 참여했던 적이 있다. 그때 처음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함께 읽자고 제안하기도 했었다.
양유연 작가와 경기창작센터에서 글 쓰는 일 때문에 만난 이후로 작가를 통해서 전시 소식을 전해듣다가 이 전시도 가서 보게 되었다. 아르코미술관 한층을 활용한 전시였고 총 10팀의 작가가 참여했다. 전체적으로 검은 색 벽에 전시장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아카이브 구조물이 기억이 난다. 이 전시를 준비하면서 읽었을 법한 다양한 책들을 모두 아카이빙 해두어 관심을 둔 사람들이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도록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뉘어 있었는데, 첫 파트는 "러시아 혁명의 현재성과 우리 인민의 잠재성" 이라는 신양희의 기획의 글, 그리고 참여작가 10명의 작품에 대한 글로 이루어져 있었다. 한 작가당 4페이지 정도를 할애하여 소개하였다. 기자 출신의 큐레이터라 그런지 역시 작가 소개, 작품 설명 글이 한문장 한문장 깔끔했고, 캡션 처리나 종이 선택도 매우 탁월하다. 앞부분은 예전 경향 아티클처럼 광택이 없는 종이를 쓰고, 중간에 전시 전경을 촬영한 사진으로 꾸려진 14페이지 가량의 화보는 글로시한 아트지를 썼다.
두 번째 파트는 "예술의 혁명, 혁명의 예술"이라는 섹션 타이틀로 1. 러시아 현대미술의 전사-이덕형, 조주연의 서신의 형태로 구성, 2. 재현-구상에서 절대-추상의 길로 라는 이덕형의 글, 3. 예술의 혁명! 혁명의 예술?이라는 조주연의 글이 실렸다. 이덕형은 비잔틴-러시아 정교 사상 전공자이며, 조주연은 서양 현대미술 전공자라고 소개되어 있다. 그 뒤에는 러시아 혁명의 연표, 연구모임 아래가 발표한 내용인 "러시아 혁명의 전개 및 1980년대 한국의 혁명 수용"이라는 글이 수록됐다. 도록의 두 번째 파트는 이후에 글항아리 출판사를 통해 단행본으로도 발간되었다. 도록도 ISBN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
내용, 구성, 인쇄 퀄리티, 디자인, 배열 등 여러 면에서 단단하게 잘 만들어진 전시 도록이다. 전시장에서 직접 경험하고 보았던 전시보다 더 풍부한 내용적 깊이, 연구 조사의 결과물들이 담겨있어서 이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단행본으로도 가치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양희 / 현재 아마도예술공간에서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경성대학교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문화기획, 행정, 이론학과 석사과정을 마쳤다. 대안공간 반디 큐레이터, 《경향 아티클》 기자로 활동한 바 있다. ‘슬럼 메가폴리스’(대안공간 반디, 2009), ‘이별과 애도’(대안공간 반디, 2011), ‘Antagonistic Monument’(아마도예술공간, 2016) 등을 기획했다. 부산 F1963에서 특별기획전 <철-인>(2018)의 섹션1. 우리가 쌓아 올린 탑을 기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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