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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서문] 홍수진 개인전 <술렁이는 낮을 위한 조율>(쇼앤텔, 2019.7.30~8.24) 홍수진 개인전 (쇼앤텔, 2019.7.30~8.24) 매년 11월이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데, 이때 수많은 수험생들의 가족이 각자가 믿는 종교에 따라 교회, 절, 성당 등에 가서 시험을 잘 치르게 해달라고 빌고 또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몇몇은 절에서 백팔배를 하고, 몇몇은 교회와 성당에서는 쉴 새 없이 기도를 한다. 모든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계획한 대로 살 수 있다면 좋겠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하다. 입에 쓴 약을 마셔야 할 때도 있고, 목표점에 도달하기 위해 빙 둘러서 가야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지난한 고통의 시간을 견디기 위해 사람들은 ‘믿음’을 가진다. 현실의 제약을 뛰어넘는 초자연적 힘 혹은 신에 관한 믿음 말이다. 이번 전시 에서 작가 홍수진은 일종의.. 2019. 7. 30.
진짜 생산자는 누구일까? 국제행사의 코디네이터로도 일해봤고, 미술전문지 기자로도 일해봤고, 전시 기획도 해봤고, 잡지에 기고도 하고, 작가의 개인전에 서문을 쓰기도 하니 꽤 이런저런 포지션에서 일을 해보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각 역할이 다 독립성을 가지고 있고, 개개인의 역량에 따라서 결과물이 많이 달라지니까 모두의 역할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사람을 꼽으라면 아무래도 예술가, 작가가 아닐까 싶다. 예술가가 없다면 작품이 없고, 작품이 없다면 전시도 없고, 전시가 없다면 미술관도 없기 때문이다. 기획자의 경우에는 기획전을 꾸릴 때에, 평론가의 경우에는 주제비평을 할 때에 생산력이 가장 적극적으로 발휘된다고 생각한다. 가장 자기주도적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2019. 7. 29.
David Joselit, Painting Beside Itself, 2009 한 인터뷰에서 워홀은 이렇게 말했다. "그냥 벽에다 페인팅을 거는 것은 끔찍하고, 전체 네트워크가 중요한 것이다! 예술을 말할 때 모든 것은 네트워크에 속해있다. 바작, 건축물, 벽의 색 등등" 키펜베르거는 이런 질문을 하기도 했다. "페인팅이 어떻게 네트워크와 연결이 되는가?" 페인팅은 항상 유통되어 왔고, 전시되는 등 네트워크에 항상 속해 있었다. 키펜베르거는 단순히 그런 의미에서의 네트워크를 넘어서서, 하나의 개별 페인팅이 이 같은 네트워크를 시각화할 수 있는지 고민했다. 그의 스튜디오에서 일하는 어시스턴트나 동료들(Michael Krebber, Merlin Carpenter, Jutta Koether) 은 비슷한 고민을 공유하고 있었다. 유타 쿼터(Jutta Koether)의 2009년 개인전 (.. 2019. 7. 26.
2019.7 (신소장품, 젊은모색, 곽인식, 온도의 결, Summer Love, 불안한 사물들, 로와정, 291Photographs, 목하진행중, 이건용, 박도윤, 팬텀 모드, Ivy Room, 전혜림, 신병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은 언제가도 참 좋지만, 여름이 가장 좋다. 초록 숲이 강렬한 풀내음을 내뿜고, 그늘에 앉아 가만히 있으면 선선한 바람이 얼굴을 친다. 신선이 있다면 아마 이런 곳에 있지 않을까 싶은 곳. 지금 과천관에서는 신소장품전, 젊은모색전, 그리고 곽인식 전 세가지 전시가 진행 중이다. 신소장품 2017-2018, 1층 원형 갤러리 아무래도 2017, 2018에 주요 갤러리/미술관 개인전에서 주목을 받은 작가들의 작업이 많았다. 해외작가의 경우에는 주요 그룹전에서 봤던 작가들이 좀 있었다. 소장품 전시인데도 섹션 타이틀을 붙이고 카테고라이징 한 데서 애쓴 흔적이 보이긴 했는데, 크게 효과가 있는 지는 모르겠다. 잘 모르는 작업인데.. 불쾌하면서도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찾아보니 연작 시리즈가 많.. 2019. 7. 20.
전시가 많아도 너무 많다. "전시를 기획하려고 한다면 전시를 많이 봐야 한다"는 생각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을 시작한 처음(2012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궁금한 전시를 찾으면 캡쳐해서 모아두고 1주일에 한번 정도는 리스트 중에 괜찮은 동선을 짜서 관람을 한다. 내 공간을 운영하려면 돈도 돈이지만, 1년에 많은 전시를 해야하다보니까 사실 남이 만든 전시 보러 다닐 시간이 많지 않다는 말에 공감한다. 혼자 자리를 계속 지키면서 전시를 이어가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니다. 소속 없이 지내는 것 중에 가장 큰 장점은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인데, 그러다 보니 보고싶은 전시를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다. 물론 가장 큰 단점은 안정적인 수입이 없다는 점. 이제 네오룩이나 서울아트가이드, 각종 미술월간지에서 다뤄지지 않는 작은 규.. 2019. 7. 20.
[전시리뷰] 로스앤젤레스에서 온 소식 VSF(Various Small Fires)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 위치한 갤러리로, 올해 4월에는 서울 한남동에 새로운 공간을 오픈했다. Various Small Fires라는 갤러리 이름은 에드 루샤(Ed Ruscha)의 사진집 (1964)에서 가져온 것으로, 사진집에 수록된 라이터, 성냥, 성화의 불꽃과 같이 세상을 밝히는 다양한 불이 되고 싶다는 의미에서 붙여졌다. VSF는 에스더 김 바렛(Esther Kim Varet)이 설립했다. 예일대와 컬럼비아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공부한 전문가다. 2012년 집의 거실을 쇼룸 삼아 작품을 전시,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2014년에는 단독 공간을 마련해 본격적으로 갤러리를 운영한다. 140평(5000ft2)의 넓은 공간은 존스턴 마크리 건축사무소(Joh.. 2019. 7.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