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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4. 전시 서문32

강수희 개인전 <해프닝: 산책과 모험 사이>(제주문화예술진흥원 제주청년작가전, 22.9.3~15) 전시서문 느리게 살아가기: 나를 찾는 여정 프루스트 효과(Proust Effect)란 향기로 기억이 환기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 용어는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의 에서 주인공 마르셀이 우연히 홍차에 적신 마들렌을 한입 베어물면서 그 맛과 향기를 통해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는 장면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사람들은 사진이나 특정 물건을 보거나, 향기를 맡거나, 맛을 통해 잊고 있었던 어떤 것을 떠올리는 경험을 종종 한다. 그렇지만 도시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동시대인들에게 자신의 감각에 오롯이 집중하여 의식의 흐름에 따라 무언가를 생각하는 일은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어딜가도 사람들이 그득한 도시의 일상 속에서 우리는 당장 눈 앞에 닥친 일들을 매순간 바삐 처리하며, 누군가로부터 끊임없이 .. 2022. 9. 6.
위영일 개인전 <새로운 구조를 향하여>(금호미술관, 2022.7.14-24) 전시서문 익숙함에서 벗어나기 각종 기계가 작동하며 내는 굉음을 뚫고 영등포에 철공소가 즐비한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다보면 2층에 위영일 작가의 작업실이 있다. 지금까지 해온 수많은 작품들이 한쪽 방에 보관되어있고, 다른 방에는 작업대와 컴퓨터, 여러 종류의 재료들이 비교적 잘 정리되어 놓여져 있다. 벽면의 위쪽에는 작은 액자 하나가 걸려 있는데, 이라는 위영일의 2007년 작품이다. 평범한 글씨체로 마치 상장처럼 덤덤하게 적혀있는 문구는 다음과 같다. 1. 1초 안에 사로잡을 시각성, 2. 생각보다는 시각적 효과, 3. 운반과 보관이 용이한 형태, 4. 명성이 없다면 노동력, 5. 이미 유명하다면 비슷한 패턴으로 반복 재생산하라고 말이다. 이 작품은 예술적 신념이나 작가적 태도를 포기하고 미술시장에서의 성공만을 바.. 2022. 7. 14.
임현경 개인전 <숲의 장막>(OCI미술관, 2022.7.1~) 지그시 바라보다 창밖의 지나가는 자동차 구경을 좋아하는 두돌 아들 덕분에 나 역시 창문 너머의 풍경을 매일같이 바라보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매일 같은 방향에서 같은 풍경을 오랜 시간 바라보는 일이 상당히 오랜만이라, 처음에는 무심코 아들이 환호하는 자동차의 색과 모양, 움직임에만 집중하다가, 그 다음에는 가까이에서 날갯짓을 하는 비둘기를, 그 다음에는 배경처럼 한결 같이 한자리에 서 있는 나무들을 바라보게 되었다. 사계절을 누릴 수 있는 특권을 가진 우리는, 변화무쌍한 날씨의 변화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몸소 체감할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나무와 수풀의 초록은 계절의 변화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단서가 된다. 몇일 사이 겨우내 앙상했던 나뭇가지에는 다채로운 초록 잎사귀가 무성해지고, 색색의 꽃잎이 활짝.. 2022. 7. 1.
[New Life] 전시 전경 사진 (photo by 한황수) 오늘로 스페이스윌링앤딜링에서 열린 전시가 종료되었습니다. 비도 많이 오고 유난히도 더웠던 6월. 귀한 발걸음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 사정으로 오시지 못한 분들을 위해 황수씨가 촬영해주신 전경 사진을 몇컷 추려서 올립니다. 윤향로 국동완 김허앵 이채연 한상아 2022. 6. 29.
[보도자료] New Life ▣ 개요 ○ 전시제목 : New Life ○ 참여작가 : 국동완, 김허앵, 윤향로, 이채연, 한상아 (기획 : 최정윤) ○ 전시기간 : 2022년 6월 8일 (수) ~ 6월 29일 (수) ○ 전시장소 :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48-1, 2층) 수~일 오후 12~7시 오픈 (매주 월, 화 휴관) 02-797-7893 willingndealing.org / instagram.com/space_willingndealing ○ 연계행사 : 2022년 6월 22일 (수) 오후 1시 기획자/아티스트 토크 인스타그램 라이브방송 @space_willingndealing ▣ 전시소개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에서는 2022년 6월 8일부터 6월 29일까지 주제기획전 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임신과 출.. 2022. 6. 7.
[기획의 글] New Life (스페이스윌링앤딜링, 2022.6.9~29) 전시제목 : New Life 참여작가 : 국동완, 김허앵, 윤향로, 이채연, 한상아 (기획 : 최정윤) 전시기간 : 2022년 6월 8일 (수) ~ 29일 (일) 전시장소 :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48-1, 2층) 수~일 오후 12~7시 오픈 (매주 월, 화 휴관) 02-797-7893 willingndealing.org / instagram.com/space_willingndealing 연계행사 : 2022년 6월 22일 (수) 오후 1시 기획자/아티스트 토크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에서는 주제기획전 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임신과 출산, 육아의 과정을 거친 5명의 여성 작가가 참여해, 자신만의 작품 제작 방법론을 활용해 이와 같은 삶의 변화에 관해 직, 간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 2022. 5. 27.
김민성 개인전 <MISSION CONTROL>(어울아트센터, 2022.3.14-4.2) 회화적 설치: 가상과 실제의 경계 어울아트센터 갤러리명봉 2022.3.14.~4.2 비대면의 시대 2019년 12월 31일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2020년 1월 8일, 대한민국에서도 코로나19 의심환자가 확인된 이후 현재까지 누적 521만여 명이 확진되며, 연일 그 확진세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는 지난 2년 동안 우리 모두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여럿이 모이는 일을 자제하면서,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재택 근무하는 것이 당연해 졌다. 이제 우리는 어딘가를 가거나, 누군가를 만나는 일을 최소화하면서 감염의 가능성을 줄이고 스스로를 보호하는 일에 익숙해졌다. 생각보다 많은 일이 개인의 작은 공간에서 다 이루어졌으며, 온라인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을 거치기만 한다면 큰 .. 2022. 3. 15.
이현 개인전 <아주 사적인 날씨>(온수공간, 2022.2.17-3.15) 전시서문 무의식의, 본능적인, 우연한 우리는 매일 많은 것들을 보면서 살아간다. 스마트폰과 텔레비전, 컴퓨터 등 각종 전자기기는 우리로 하여금 직접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수많은 것들을 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예전에 사진은 실제를 대신하는 하나의 증거가 되었지만, 요즘은 손쉽게 가짜를 진짜처럼 만들 수 있다. 우리는 그만큼 보이는 것을 다 믿을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모든 것이 포화인 시대, 볼거리도 넘쳐난다. 눈을 감기 직전까지 우리 모두는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본다. 그래서인지 눈을 감아도 수많은 이미지들이 머릿속에서 둥둥 떠다니는 듯하다. 수많은 종류의 볼 것들 중에서 무엇을 볼 지 결정하는 것마저 어려워졌다. 그렇다면 이 같은 이미지 과부하의 시대를 살아가는 회화 작가는 무엇을 보고, 생각하고, 그리고.. 2022. 2. 17.
김서울 개인전 <아름다운 영혼을 위한 소나타>(디스위켄드룸) 전시서문 김서울의 세 번째 개인전 (디스위켄드룸, 2021.12.3~2022.1.7)에는 연작 17점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에는 올해 상반기에 개최한 개인전 (아트딜라이트, 2021.4.29~5.28)에 출품한 작품과 같은 시리즈의 다른 작품들이 전시되어, 지난 전시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해 볼 수 있다. 하나의 연작은 한 가지 개념을 집중해서 탐구하여 고민한 결과물로, 개별 작품의 특수성과는 별개로 공통된 개념적 토대를 공유한다. (작품명은 연작의 이름과 제작 순서에 따라 붙인 번호로 이뤄진다.) 연작의 제목 ‘필버트 패밀리’는 붓의 종류 중 하나인 필버트 붓(Filbert Brush)에서 가져온 이름이다. 이 붓은 헤이즐넛의 모양과 유사하게 타원형이며, 붓 머리는 납작하고 붓 끝은 뾰족한 특징을 가진다. 필버트 .. 2021. 12. 3.
이채연 개인전 <엄마에게>(청주시립미술관 오창관) 전시서문 나의 엄마와, 엄마가 된 나에게 엄마. 엄마가 직접 되어보기 전에는 엄마의 마음을 잘 헤아리지 못했던 것 같다. 나와 가족들을 위해서 엄마가 어떤 희생을 해왔는지, 부모의 마음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지금까지 나에게 베풀어준 사랑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 솔직히 잘 알지 못했다. 뒤늦게 내가 엄마가 되고 나니 엄마가 조금은 다르게 보인다. 엄마의 입장이 되어보니 생기는 고민들도 알게 됐다.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경험해보고 나면 더 깊게 공감할 수 있게 되는 그런 것 말이다.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내가 가는 길을 이미 한 세대 전에 걸어간 엄마를 떠올리는 것은 어쩌면 엄마이자 여성인 창작자로서 당연히 거치게 되는 과정인 것 같다. 가장 개인적이고 내밀한 개인사적 이야기에서.. 2021. 12. 1.
이재훈 개인전 <조원술연습: 초식편>(수애뇨339) 전시서문 한국화 재료를 이용해 지금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잘 활용한 작품을 만나는 것은 어떤 면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일부 대학의 동양화과는 근래에 폐지 혹은 통폐합되며 자취를 감추었다. 이러한 흐름은 전통 재료를 활용해 동시대미술씬에서 활동을 지속해나가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 세계적인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한국 작가들을 보아도 전통재료를 쓰는 경우는 흔하게 보기 어렵다. 서양의 문법이나 표현방식을 잘 사용하되 주제적인 면에서 한국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내용을 다루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한국화, 동양화, 전통적, 한국적, 국제적 이런 단어들을 쓰기가 참 조심스럽다. 단어의 의미를 곱씹으며 한 단어만 가지고도 긴 지면에서 이야기할 수 있을법한 큰 단어들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말하고자 하.. 2021. 11. 17.
[전시서문] 김덕훈 개인전 <모노리스> 에이라운지 최정윤(독립큐레이터) 김덕훈은 여섯 번 째 개인전 를 통해 2015년부터 현재까지, 작업 세계 전반을 횡단하며 조망한다. 지금까지 열린 개인전에서는 대체로 같은 소재나 주제를 공유하는 작품을 선보였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새로운 시리즈와 함께 과거에 제작한 시리즈에서 파생된 신작을 함께 제시한다. 다시 말해, 2015~2016년에 선보인 버드나무 시리즈, 2018년 전시한 뉴욕 시리즈, 2019년 소개한 영화 시리즈, 2020년 제작한 정물화 시리즈를 모두 볼 수 있다. 특기할만한 점은 그가 이번 개인전에는 이전 개인전에서 제목을 붙인 방식- (2015), (2016), (2017), (2018), (2019) 등 그가 작품의 소재로 다룬 대상과 연관 있는 제목을 붙였던 것-과는 달리, 라는 제목을 붙였다.. 2021. 3. 31.
[전시서문] <Painting Network>(신한갤러리 역삼, 2019.11.20~12.24) What is Contemporary Painting? 최정윤(독립 큐레이터) 미술과 사랑에 빠진 계기는 그림이었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모네의 수련 그림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했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 일을 시작하고 나서는 그림을 볼 기회가 많지는 않았다. 1990년대 이후 동시대미술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미술은 끊임없이 전통을 벗어나는 데 주력했고, 퍼포먼스 영상 설치미술 등 장르적으로도 확장되어 나갔다. 비엔날레를 비롯한 각종 대안공간이 20주년을 맞고 있는 지금, 이 같은 확장성과 함께 오히려 미술 안에서만 다룰 수 있는 재료, 표현을 전제로 작업적 고민을 이어가는 작가들도 늘어나는 것 같다. 이미지로 가득한 시대 속에서 아날로그적인 것, 전통적 재료로의 회귀에 흥미를 느.. 2019. 11. 26.
[전시소개] Painting Network Painting Network 전시 기간: 2019년 11월 20일 (수) ~ 12월 24일 (화) 관람 시간: 월~토 10:00am ~ 6:00pm 일요일 공휴일 휴관 오프닝 리셉션: 2019년 12월 5일 (목) 6:00pm 전시 장소: 신한갤러리 역삼 (서울시 강남구 역삼로 251 신한은행 강남별관 B1) 참여 작가: 신현정, 전현선, 이희준 웹사이트: www.shinhangallery.co.kr 주관: 신한갤러리 역삼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 전시 소개 우리는 모두 네트워크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네트워크는 여러 개체가 그물(net)과 같은 연결망으로 이어져 있는 상태를 지칭한다. 컴퓨터나 통신수단, 사람이나 기업체에 이르기까지, 네트워크의 관계망은 우리 모두에게 방대.. 2019. 11. 7.
[전시서문] 김서울 개인전 <Uncolored> (아트딜라이트, 2019.9.5~28) 조건-특정적 회화 미술의 역사에서 추상미술(Abstract Art)은 대상을 객관적으로 묘사하는 것에서 벗어나 심적 주관성을 표시하는 미술로, 재현미술에 상대되는 의미로 구분되어 왔다. 20세기 초반의 추상미술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관한 유토피아적 열망을 반영하고 있지만, 전후 미국에서 이뤄진 추상 실험은 현실과 구분되는 순수한 미술, 형식주의 미학으로 수렵되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또한 추상미술은 ‘차가운 추상’과 ‘뜨거운 추상’으로 분류해볼 수 있는데, 전자가 기하학적이고, 이성과 합리, 과학적 사고를 중시하며, 정형적 성격을 띤다면, 후자는 서정적이고, 감정과 정서를 중시하며, 비정형적인 특성을 가진다. 김서울의 첫 번째 개인전 에서 선보이는 시리즈는 서양 현대미술사에서 접해 온 추상.. 2019. 9. 5.
[전시서문] 한상아 개인전 <낯선 파동>(송은아트큐브, 2019.8.1~9.4) 한상아 개인전 (송은아트큐브, 2019.8.1~9.4) 우리 모두는 매 순간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저녁으로 무엇을 먹을 지와 같은 일상적인 선택부터 인생을 좌우하는 가치관에 관한 선택까지…. 선택의 기로에서 한 가지를 결정하고 나면 가지 못하는 길이 생기고, 모든 행동에는 결과가 잇따르게 된다. 남녀를 불문하고 인생에서 가장 큰 결정 중 하나는 자신의 가족을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일일 것이다. 아무런 관계가 없는 두 남녀는 자유의지에 따라 결혼을 하고, 더 나아가 자녀를 출산한다. 의료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성에게 있어 임신과 출산은 생명을 담보로 하는 모험이다. 10개월 동안 태아를 뱃속에 품어 세상으로 내보낸 어머니라는 존재는, 갖은 신체적 변화와 고통을 겪으며 돌이킬 수 없는 삶의 전환점.. 2019. 8. 1.
[전시서문] 홍수진 개인전 <술렁이는 낮을 위한 조율>(쇼앤텔, 2019.7.30~8.24) 홍수진 개인전 (쇼앤텔, 2019.7.30~8.24) 매년 11월이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데, 이때 수많은 수험생들의 가족이 각자가 믿는 종교에 따라 교회, 절, 성당 등에 가서 시험을 잘 치르게 해달라고 빌고 또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몇몇은 절에서 백팔배를 하고, 몇몇은 교회와 성당에서는 쉴 새 없이 기도를 한다. 모든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계획한 대로 살 수 있다면 좋겠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하다. 입에 쓴 약을 마셔야 할 때도 있고, 목표점에 도달하기 위해 빙 둘러서 가야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지난한 고통의 시간을 견디기 위해 사람들은 ‘믿음’을 가진다. 현실의 제약을 뛰어넘는 초자연적 힘 혹은 신에 관한 믿음 말이다. 이번 전시 에서 작가 홍수진은 일종의.. 2019. 7. 30.
[전시서문] 정진경 개인전 <다른 시선-외면하지 않기>(봉산문화회관, 2019.3.29~5.26) 봉산문화회관 설치 전경 (photo 이경윤) 선으로 구축한 사색의 공간 봉산문화회관 유리상자 프로젝트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 최근 몇 년 사이, 우리의 일상에서 나타난 변화 중에 하나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다. 스타벅스와 같은 카페에서도 테이크아웃 하는 경우가 아니고서는 플라스틱 컵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고, 마트에서도 비닐백을 유료에 판매하며 각자 구매한 물건을 담아갈 가방을 챙겨오도록 하고 있다. 일회용 종이컵을 쓰지 않는 대신 자신의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며 마실 것을 담아서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 얼마 전, 코에 깊이 박힌 플라스틱 빨대 때문에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거북이를 사람들이 구조하는 동영상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던 일이 기억에 남는.. 2019. 3. 28.
[전시 서문] 황원해 개인전 <판타스마고리아>(보안여관, 2018.12.1~15) 작가 황원해는 도시의 풍경, 그 중에서도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한국 내의 다양한 건축물에서 영향을 받은 회화 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의 작업에는 궁이나 사찰, 한옥과 같은 한국의 전통 양식의 건축 요소와 마천루(skyscraper)에서 발견하게 되는 현대적 건축 요소가 혼재되어 나타난다. 이질적인 요소들은 서로 충돌하면서도 비일상적 풍경을 만들며 다이내믹하게 공존한다. 작가는 전통과 현대, 과거와 현재의 틈을 넘나들며, 도시 개발 이면에 남겨진 잔해들을 재조합해 초현실적 풍경을 만든다. “스무 살이 되기 이전에 열 번 정도 이사를 다니며 반지하 빌라, 아파트, 개인주택, 상가주택, 빌라, 사택 등 다양한 공간에 거주”했던 그는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기반으로, 한 사람의 경험과 기억에 큰 영향을 끼치는 .. 2018. 12. 1.
[전시서문] 이미정 개인전 <The Gold Terrace>(아트딜라이트 2018.11.9-12.2) 아트 딜라이트 전시장 전경 사진 금빛 테라스에서 따뜻한 라떼를 마시는 11월 어느 날의 여유로운 오후 경리단길 초입에서 ‘아트 딜라이트’를 찾아 두리번거린다. PC방 간판 아래 Art Delight라는 문구를 가까스로 발견하고는 발걸음을 옮긴다. 나지막한 오래된 건물의 입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다른 차원의 세상처럼 느껴지는 공간으로 진입하게 된다. 천장과 사방의 벽, 그리고 바닥까지 하얗게 멸균된 공간 안에는 형광등이 공간을 밝게 밝혀주고 있다. ‘화이트큐브’라는 일상의 정 반대쪽 끝에 위치한 인위적인 공간은 작가 이미정이 제작한 귀여움이 가득한 사물들로 가득 채워졌다. 관객은 공간에 진입하는 순간, 이미정이 제시한 오브제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생활 가구의 형상(창문과 커튼, 접이식 테이블, .. 2018. 1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