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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론] 권오상의 ‘사진-조각’에 나타난 혼성적(hybrid) 특성 연구 권오상의 ‘사진-조각’에 나타난 혼성적(hybrid) 특성 연구 Ⅰ. 들어가는 글서양 현대미술사를 접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상주의, 입체파, 야수파, 표현주의, 추상표현주의와 미니멀리즘 등 시간의 흐름에 따른 선형적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 흐름을 파악하게 된다. 역사는 일정 시간이 지난 이후에 정리되어 쓰이기 마련이지만, 그러한 전반적인 흐름의 기술은 개별 작가의 작품에 관한 집요한 탐구의 결과물이 축적이 바탕이 되어야 가능하다. 1980년대 말경부터 모더니즘의 신화를 해체하고자 등장했던 미술 안에서의 다양한 실험의 양상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났으며, 한국의 현대 미술가들은 작가별로 개별적인 방식으로 각자가 직면한 주요 주제를 다루어 특정 사조나 경향으로 전체를 호명하기 어려운 행보를 보였다. 선형.. 2016. 7. 8.
[예술학] 좀비 형식주의 논쟁: 새로운 추상미술은 가능한가? 좀비 형식주의 논쟁: 새로운 추상미술은 가능한가? 뉴욕현대미술관의 (2014)전을 중심으로 Ⅰ. 들어가는 글 《서울 바벨》(서울시립미술관, 2016.1.19~4.5)전은 서울 도시 곳곳에서 운영되고 있는 독립적인 아티스트 런 스페이스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시적 공동 작업을 동시대미술 흐름 중 하나로 조망하기 위해 기획된 전시였다. 총 17개의 예술플랫폼이 초청됐고, 그들이 전시에 초청한 작가는 70여 명이었다. 전시장에는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각자의 관심 주제를 구체화한 작품들이 가득 놓여 있어 혼란스러운 광경을 연출했다. 그 가운데 상대적으로 정돈된 전시장의 풍경을 연출했던 그룹이 있었으니, 그들은 바로 ‘정신과 시간의 방’이다. 이들은 2015년 4월 1일부터 2016년 4월 1일까지 1년 동안 지속해.. 2016. 7. 8.
[디자인사] 동시대 미술작품에 나타난 ‘디자인 충동’ 동시대 미술작품에 나타난 ‘디자인 충동’: 윤향로, 추미림의 작품을 중심으로 Ⅰ. 들어가는 글 일민미술관에서 열린 《그래픽 디자인, 2005~2015》(2016.3.25.~5.29)전은 2005년 이후 10여 년간 서울에서 이뤄진 소규모 디자인 스튜디오의 개인 작업을 집중 조명한 전시였다. 일부 친분을 가진 그룹의 디자이너들만 참여해 편협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기존의 디자인 전시와는 차별화되는 자율적 작업의 결과물로서의 디자인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었다. 월간 『아트인컬처』에 실린 《그래픽 디자인》전 리뷰에서 시각문화 연구자 윤원화는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서로 다른 맥락에 놓인 이들은 최근 몇 년간 서로 뒤섞이고 상호 참조하면서 미술관으로 역류해 들어왔다. 미술 제도는 이것은 미술이 아니라.. 2016. 7. 8.
[전시서문] 금산갤러리, 권용래(Kwon Yongrae) 개인전 <빛의 정원>(2016.7.20~8.16) 진실된 아름다움을 찾아서… 언젠가부터 정치적 메시지나, 특정 이슈, 이론적 맥락을 직접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조형 요소 자체를 주제로 삼고 있는 작품을 대규모 기획전이나 국제 비엔날레에서 찾아보기 힘들게 된 듯하다. 이러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다수의 현대미술 작가들은 몇몇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전통적 범주의 매체를 벗어나 다양한 형식으로 작품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와 동시에 기존의 매체를 활용한 조형적 작품은 비평의 대상에서 조금씩 멀어졌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하기’의 즐거움은 다양성을 인정하는 데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조형적 아름다움을 세밀하게 쫓는 의사(pseudo)-수도승과 같은 작가가 있는가 하면, 시청 앞 광장에서 데모 장면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도.. 2016. 7. 6.
[전시서문] 트렁크갤러리, 추미림(Chu Mirim) 개인전 <일렁이는 그리드에서 태어난 새로운 형태의 모듈>(2016.7.6~28) 그리드 충동: 아스팔트 키드가 그리는 세상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우리의 삶은 변화했다. 손 안의 작은 컴퓨터를 통해 우리는 실시간으로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시청하기도 하고, 은행 업무를 즉시 처리할 수 있고, 슈퍼마켓에 가지 않아도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각종 SNS를 통해서 개별적으로 절대 연락하지 않을 먼 지인의 일상을 볼 수 있게 되었고, 각종 커뮤니티에서 헤비 인터넷 유저들과 지금 가장 핫한 이슈에 관해 논쟁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우리는 이러한 기계를 통해서 세상의 수많은 일들을 간접적으로 접한다. 바쁜 일상에 지친 수많은 현대인들은 손바닥만 한 기계를 통해 집 밖으로 한 발자국 나가지 않고도 아무런 문제없이 삶을 이어나갈 수 있다. 길을 걸으면서도, 대중교통 수단에 몸을 맡겨도, 잠들기 직.. 2016. 7. 1.
환대 환대란 타자에게 자리를 주는 행위, 혹은 사회 안에 있는 그의 자리를 인정하는 행위이다. 자리를 준다, 인정한다는 것은 그 자리에 딸린 권리를 준다, 인정한다는 뜻이다. 또는 권리를 주장할 권리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환대받음에 의해 우리는 사회구성원이 되고, 권리에 대한 권리를 갖게 된다. 환대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 hospitality 는 우호로도 번역되는데, 이러한 번역을 통해 이 단어가 우정이나 적대와 맺는 관계를 좀 더 분명하게 표시할 수 있다. 사회가 잠재적인 친교의 공간을 가리킨다고 할 때, 누군가를 환대한다는 것은 그를 이 공간 안으로 들어오게 한다는 것, 그를 향한 적대를 거두어들이고 그에게 접근을 허락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아직 나의 벗이 아니지만, 언젠가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 노.. 2016. 5. 9.
[전시리뷰] 중심에서 주변으로, 획일성보다는 다양성으로 <보이지 않는 가족>(서울시립미술관, 2016.4.5~5.29) 중심에서 주변으로, 획일성보다는 다양성으로:(서울시립미술관, 2016.4.5.-5.29)전 리뷰 “2015-16 한불 상호 교류의 해와 롤랑 바르트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프랑스 국립조형예술센터와 아키텐지역 현대미술기금이 공동 주최하는 전”은 긴 수식어만큼이나 여러모로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전시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제프 쿤스, 신디 셔먼, 로버트 메이플소프 등 기념비적 사진 작품 200점이 출품됐다.이 전시는 스타이켄이 기획한 뉴욕현대미술관(MoMA)의 전(1955)에 대한 일종의 저항의식을 모체로 삼아 만들어진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은 공모 방식을 통해 6백만 장이 넘는 사진 중 선택된 503점으로 구성됐으며,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는 삶의 순간들”을 구성하는 인류에 대한 ‘보편적’ 서.. 2016. 5. 8.
제현주, <시간의 동물> 중 일부 여기 예순이 좀 지난 남성이 있다. 이름 난 기업에서 신입사원부터 고위 임원직에 이르기까지 30년 가까이 일한 뒤 서너 해 전에 은퇴했다. 은퇴 직후에는 좀 작은 규모의 회사 두어 곳에서 고문 명함을 건네준 덕에 사회 속 좌표를 유지하며 살았지만, 그마저도 이젠 지난 일이다. 은퇴 후 그의 모든 순간은 내리막의 시간을 구성하는 일부다. 모든 순간이 과거와 경쟁한다. 과거는 결코 회복되지 않을 것이다. 그의 지금은 과거와 이어지는 선상의 일부다. 내리막의 시간에 사는 그의 지금은 언제나 최저치를 갱신하고, 그래서 그의 순간들은 언제나 남루하다. 그는 끊임없이 과거를 소환하려고 분투한다. 과거에 의미를 부여하고, 정체성의 닻을 과거에 둔다. 뱉어지지 않은 채 마음속을 맴돌고 있는 “나 이런 사람이야”라는 말.. 2016. 5. 4.
[작가론] 김연용(Yeon-Yong Kim): 규칙, 공동체, 그리고 관계 (2003) 규칙, 공동체, 그리고 관계: 김연용의 작품을 돌아보며 1. (2003)는 이전하기 이전의 인사동 사루비아다방에서 작가 박기원과 함께 참여한 2인전에 출품했던 작품이다. 75cm 높이로 시멘트 벽에 바니쉬를 바른 박기원의 작품에 어떤 균열을 만들어 내듯, 김연용은 전시장 내부의 캐비닛을 모두 열어서 그 안쪽에 위치한 사무용품을 그대로 노출시켰다. 싱크대, 소주병, 냉장고, 도록, 에어콘 등 무대의 뒤편에 해당하는 구역이 관객에게 고스란히 공개됐다. 다양한 종류의 사물은 한정된 공간 안에서 구획에 맞게 기능별로 혹은 랜덤하게 분류돼 적체되어 있는데, 작가는 그 형태 속에서 사물들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규칙-혹은 연대감이라 부를 수 있는 어떤 것-을 찾아내려 했다. 캐비닛 안의 사물들은 누군가에.. 2016. 5. 3.
[전시 리뷰] 원앤제이갤러리, <한숨과 휘파람>(2016.4.15~5.13) 원앤제이갤러리 전시전경 (사진출처:www.oneandj.com) Richard Hamilton, Just What Is It That Makes Today's Homes So Different, So Appealing? (1956) 권경환, 금혜원 작가의 2인전 (2016.4.15-5.13)이 원앤제이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장은 크게 1층과 2층으로 나뉘고, 각 층 역시 약간의 레벨 차이를 두고 반씩 나누어져 있어 총 4개의 레벨로 이뤄진 공간이다. 두 작가의 작품은 마치 하나처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다. 1층의 가장 아래 레벨에는 권경환 작가의 L자 앵글로 만든 구조물들이 벽과 바닥에 설치되어 있다. 어떤 것은 선반 같아보이기도 하고, 어떤 것은 책꽂이, 옷걸이, 혹은 아무 기능이 없는 어떤 장.. 2016. 4. 29.
더글라스 크림프, 「미술관과 도서관의 서로 다른 인식」, 1981 더글라스 크림프, “미술관과 도서관의 서로 다른 인식”, 1981 리차드 볼턴, 『의미의 경쟁(20세기 사진비평사』, 눈빛, 2001, pp.25-35.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는 1980년 개관 50주년을 기념해 전을 열었다. 이 전시는 미술관이 설립된 첫 10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됐으며, 당대 회화, 조각, 건축, 판화, 디자인 작품이 전시됐다. 뒤샹의 가 이 시기 가장 중요한 작품이었으나, 전통 장르 중 어디에 소속시킬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어려웠으며, 전반적으로도 회화나 조각보다는 사진, 영화, 디자인 작품이 더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MoMA의 50주년 보고서에 따르면, 이사진은 이 전시보다 피카소 회고전과 앤셀 애덤스 사진전에 관심이 집중돼 있었다. 그 시기에 에서는 피카소 특집을 마련하.. 2016. 4. 28.
로잘린드 크라우스, 「아방가르드의 독창성: 포스트모던적 반복」 1981 로잘린드 크라우스, “아방가르드의 독창성: 포스트모던적 반복”, October, Vol 18. Autumn 1981, pp.47-66. 1981년 워싱턴 내셔널 갤러리는 “사상 최대의 로댕전”을 개최했다. 전시에 맞춰 은 공개 직전에 새롭게 제작됐는데, 이것은 로댕이 죽은 지 60년이나 지나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많은 관객은 위작 제작현장을 목격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로댕은 죽으면서 자신의 작품뿐 아니라 그의 모든 작품을 청동으로 주조할 권리를 포함한 전 재산을 프랑스 정부에 헌납했기 때문에 새로 만들어진 은 진짜 원작으로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실제로 로댕이 죽기 전에 은 만들어진 적 없고, 마르지 않는 석고 조형만 남아 있는 상태로 미완성이었다. 그러니 은 원작이 없는 상태에서 복제품만 여러.. 2016. 4. 28.
더글라스 크림프, 「픽쳐스」, 1979 더글라스 크림프, “픽쳐스”, October, Vol 8. Spring, 1979, pp.75-88. 는 더글라스 크림프가 기획하고, 트로이 브론턱, 잭 골드스타인, 셰리 레빈, 로버트 롱고, 필립 스미스가 참여한, 1977년 가을, 아티스트스페이스에서 열린 전시이다. 이 전시에서 ‘픽쳐스’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은, 식별 가능한 이미지를 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었을 뿐만 아니라, 이 단어가 가진 모호성을 드러내기 위해서였다. 포스트모더니즘이라 불리는 일군의 작품들은 특정 매체에 국한되지 않으며, 사진, 영상, 퍼포먼스, 회화, 드로잉, 조각 등을 총 망라한다. ‘픽쳐’라는 단어는 구어체적으로 보통 어떤 이미지를 지칭하지만, 동시에 동사로 사용되는 경우에는 ‘상상하다, 묘사하다’ 등의 의미를 가지.. 2016. 4. 28.
[후기] DCW 안소현 큐레이터 글쓰기 강의록 2016.3.29. 최정윤 1. 전시의 글쓰기 미술비평문을 살펴보았을 때 빈번하게 사용되는 개념이나 단어들이 있다. 쌍을 이루는 단어들을 종종 쓰는데 이는 매우 상투적일 뿐만 아니라 무의미하다는 것을 다르게 표현하는 것과 같다. 특정 동사들도 반복해서 사용되는데 단어의 명확한 정의와는 거리가 있게 모호하게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안소현 큐레이터 본인이 직접 작성한 세 편의 글을 제시했다. 하나는 김민애 개인전 을 중심으로 쓴 작품론이자 작가론인 “관성을 흔드는 역설의 공간”이다. 작품의 자세한 묘사가 항상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보이는 것을 설명하는 단계를 뛰어넘고 바로 의미 분석으로 들어가는 평문은 일반적으로 잘 읽히지 않으며 설득력이 떨어진다. 두 번째 글은 백남준아트센터에서 단독으로 기획한 전시 의.. 2016. 3. 29.
등재학술지 목록 정연심 교수님이 수업 때마다 우리나라 연구자들의 실적 평가 방식이 양적 평가에 치우쳐 있어서 실질적으로 깊이있는 학문 연구가 불가하다고 말씀하신다. 해외 유수의 좋은 저널에 내도 인정이 안된고, 등재학술지 위주로만 평가에 반영이 된다한다. 기획자도 마찬가지로, 인준 기관에서 특정 기간을 근무하지 않으면 학예사 자격증 취득이 어렵다. 프리랜서로 전시기획을 하면 전시를 6개월을 준비했든, 1주일을 준비했든 상관없이 전시한 날짜수 만큼만 경력으로 인정해준다. 질보다는 양으로 인문학과 문화예술을 평가하는 한.. 우리나라 문화예술계에 발전은 없다는 말에 심히 동감한다. 슬픈 일. 게다가 dbpia나 riss, kiss에 올라오는 미술잡지는 미술세계가 유일하다. 월간미술이나 아트인컬처도 온라인 데이터베이스화를 해서.. 2016. 3.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