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론] 김연용(Yeon-Yong Kim): 규칙, 공동체, 그리고 관계
(2003) 규칙, 공동체, 그리고 관계: 김연용의 작품을 돌아보며 1. (2003)는 이전하기 이전의 인사동 사루비아다방에서 작가 박기원과 함께 참여한 2인전에 출품했던 작품이다. 75cm 높이로 시멘트 벽에 바니쉬를 바른 박기원의 작품에 어떤 균열을 만들어 내듯, 김연용은 전시장 내부의 캐비닛을 모두 열어서 그 안쪽에 위치한 사무용품을 그대로 노출시켰다. 싱크대, 소주병, 냉장고, 도록, 에어콘 등 무대의 뒤편에 해당하는 구역이 관객에게 고스란히 공개됐다. 다양한 종류의 사물은 한정된 공간 안에서 구획에 맞게 기능별로 혹은 랜덤하게 분류돼 적체되어 있는데, 작가는 그 형태 속에서 사물들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규칙-혹은 연대감이라 부를 수 있는 어떤 것-을 찾아내려 했다. 캐비닛 안의 사물들은 누군가에..
2016. 5. 3.
더글라스 크림프, 「미술관과 도서관의 서로 다른 인식」, 1981
더글라스 크림프, “미술관과 도서관의 서로 다른 인식”, 1981 리차드 볼턴, 『의미의 경쟁(20세기 사진비평사』, 눈빛, 2001, pp.25-35.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는 1980년 개관 50주년을 기념해 전을 열었다. 이 전시는 미술관이 설립된 첫 10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됐으며, 당대 회화, 조각, 건축, 판화, 디자인 작품이 전시됐다. 뒤샹의 가 이 시기 가장 중요한 작품이었으나, 전통 장르 중 어디에 소속시킬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어려웠으며, 전반적으로도 회화나 조각보다는 사진, 영화, 디자인 작품이 더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MoMA의 50주년 보고서에 따르면, 이사진은 이 전시보다 피카소 회고전과 앤셀 애덤스 사진전에 관심이 집중돼 있었다. 그 시기에 에서는 피카소 특집을 마련하..
2016. 4. 28.
더글라스 크림프, 「픽쳐스」, 1979
더글라스 크림프, “픽쳐스”, October, Vol 8. Spring, 1979, pp.75-88. 는 더글라스 크림프가 기획하고, 트로이 브론턱, 잭 골드스타인, 셰리 레빈, 로버트 롱고, 필립 스미스가 참여한, 1977년 가을, 아티스트스페이스에서 열린 전시이다. 이 전시에서 ‘픽쳐스’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은, 식별 가능한 이미지를 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었을 뿐만 아니라, 이 단어가 가진 모호성을 드러내기 위해서였다. 포스트모더니즘이라 불리는 일군의 작품들은 특정 매체에 국한되지 않으며, 사진, 영상, 퍼포먼스, 회화, 드로잉, 조각 등을 총 망라한다. ‘픽쳐’라는 단어는 구어체적으로 보통 어떤 이미지를 지칭하지만, 동시에 동사로 사용되는 경우에는 ‘상상하다, 묘사하다’ 등의 의미를 가지..
2016. 4.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