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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율 권력’과 ‘외모 코르셋’ ‘규율 권력’과 ‘외모 코르셋’ 미셸 푸코는 그의 책 『감시와 처벌』에서 ‘규율권력’에 관해 언급한 바 있다. 규율권력은 왕이 국가를 통치하던 시절 존재하였던 군주권력과 달리, 개인의 신체, 몸짓, 시간, 품행을 총체적으로 포획하는 권력으로 일종의 미시적 권력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규율권력은 연속적 관리체계 내에 있어 시작 시기와 종료 시기가 정해져 있지 않고 계속적으로 이어진다. 푸코가 말하는 규율권력에서 핵심적인 것은 권력의 행사가 억압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 대신, 이미 공고하게 자리 잡은 사회의 여러 제도 속에 권력체계가 자연스럽게 녹아있어 사람들은 교육을 받고 성장하며 사회생활을 이어가면서 자기 스스로 내면화하게 된 규율에 따라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감시자의 시선.. 2018. 6. 16.
빈미술사박물관 <The Shape of Time>2018.3.6~7.8 Kunst Historisches Museum Wien 2018.3.6~7.8오스트리아 여행에서 가장 인상깊게 보았던 전시라서 리뷰를 써야지.. 하고서는 홈페이지 들어가서 보도자료랑 보도자료용 이미지들만 잔뜩 폴더에 모아두었는데 벌써 두달이 지나가버렸다. 리뷰는 차차 쓰더라도 일단 이미지 먼저 공유. 더 많은데 사진이 전부다 없어서 아쉽다. 밑에 두장은 어디서 대충 캡쳐한 거라 화질이 안좋음. 캡션도 없음. ㅠㅠ Rubens / LassnigPeter Paul Rubens, Helena Fourment (“The little Fur”), c. 1636/38Maria Lassnig, Iris Standing, 1972/73Rembrandt / RothkoRembrandt Harmensz. van Rijn,.. 2018. 6. 13.
[후기] 더 스크랩 2018(문화역서울284, 2018.6.9~13) 올해로 3회째를 맞은 더 스크랩. http://the-scrap.com/ 매년 큰 화제가 되었던 것은 주변 사람들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으나, 직접 가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문화역 서울 284에서 해서 접근성이 매우 좋았다. 공간도 여유롭고. 더스크랩은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지원하는 작가 직거래 장터 기금을 3500만원 받아서 운영하는 판매 행사로, 100명의 작가가 각각 10장의 이미지를 출품하면, 기획팀이 동일한 프린터로 동일한 크기 (A4크기)로 출력해서 전시한다. 그리고 캡션없이 동등하게 번호만 기입한다. 관객은 천장의 이미지를 천천히 둘러보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이미지를 5장 (3만원) 혹은 10장 (5만원) 을 구입할 수 있다. 구매권을 산 다음, 원하는 이미지의 번호를 적어 제출하면 10.. 2018. 6. 13.
[전시리뷰] ‘혼합재료’와 ‘가변크기’ : 로와정 개인전 <sunday is monday, monday is sunday>(2018.5.4~24) 로와정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전시 전경 ‘혼합재료’와 ‘가변크기’ : 로와정 개인전 리뷰 현대미술 전시가 이뤄지는 공간에 어렵게 방문한 일반 관객은 대개 불편함을 토로한다. 아마도 작품 너머에 하나의 명확한 의미가 존재한다고 믿기 때문에 그것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는 상황은 곧 ‘난해함’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명쾌한 정답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대신, 종종 ‘어렵다’고 결론짓고는 전시장을 떠난다. 우리는 지금까지 항상 모든 종류의 교육을 통해 암기하고, 추론해서, 하나의 정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일에 익숙하다. 직관적으로 감각적 쾌를 느끼기 어려운 개념적인 현대미술의 경우, 관객이 작품을 하나의 ‘문제’로 인지하고 ‘정답’을 찾으려고 애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제자(작가)’ 역시 정답을 가.. 2018. 6. 8.
지그문트 프로이트, 「두려운 낯설음」 1919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두려운 낯설음(Das Unheimliche, The Uncanny)》 1919 1. 프로이트는 ‘두려운 낯설음(unheimlich)’이라는 독일어 단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되었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글을 시작한다. ‘두려운 낯설음(unheimlich)’은 ‘집과 같은(heimlich)’, ‘고향 같은(heimisch)’, ‘친밀한(vertraut)’의 반의어다. 이것에서 우리는 한 사물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친숙하지 않아서라는 결론을 이끌어내려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새롭고 익숙하지 않다 해서 모두 두려움을 주지는 않는다. 새롭고 친숙하지 않은 것이 불안감을 주기 위해서는 무언가 다른 요소가 필요하다. ‘h.. 2018. 5. 7.
크랙 오웬스, 「알레고리적 충동: 포스트모더니즘의 이론을 향하여」, 1980 크랙 오웬스, 「알레고리적 충동: 포스트모더니즘의 이론을 향하여」Craig Owens, “The Allegorical Impulse: Toward a Theory of Postmodernism” 이 글은 1980년 옥토버(October)지의 봄호에 게재된 논문으로, 알레고리를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을 설명하는 방법론으로 활용한다. 오웬스는 ‘알레고리’를 하나의 기법, 태도, 과정, 지각 활동을 일컫는 용어로 보고, 현대미술에서 보이는 다양한 알레고리적 충동을 설명한다. 포스트모던 미술이 가진 파편적이고 해체적인 특성을 알레고리적 특성으로 해석한다.알레고리(allegory)는 그리스어 ‘다른(allos)’과 ‘말하기(agoreuo)’가 합성된 ‘알레고리아(allegoria)’의 영어식 표현이다. 알레고리는 고.. 2018. 5. 6.
[전시리뷰] 경계를 흩트리는 몇 가지 방법: 황귀영 개인전 <협상 불가능한 관계들: 공덕동의 미확인 표식들>(2018.4.6~26) 경계를 흩트리는 몇 가지 방법 : 황귀영 개인전 리뷰 빛과 어둠, 남성과 여성, 안과 밖, 좋음과 싫음, 나의 편과 남의 편…. 언어의 의미는 이항 대립을 통해 구조적으로 생성된다. 각각의 의미는 다른 용어와의 상호 관계 속에서 정의되는데, 일례로 ‘영웅’과 ‘악당’은 ‘선과 악’, ‘사랑과 혐오’ 등의 부수적 대립 쌍을 함께 포함하고 있다. 언어를 통해 구조화해 놓은 개념적 구분은 우리가 실제로 사고하는 데 영향을 끼치고, 특정한 틀을 구조화하는 특성을 갖는다. 하지만 영웅은 항상 선만을 추구하는가? 악당은 항상 혐오의 대상이기만 한 것일까? 요즘은 히어로 이야기를 다루는 블록버스터 영화에서조차 이분법적으로 구분된 사고방식의 편견을 깨는 플롯을 선보이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만큼 우리의 현실은, 혹은 .. 2018. 5. 4.
[2018.4.13-21] 오스트리아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18. 4. 21.
[전시리뷰] 유머와 허무: PT&Critic Reunion <환상적인 부수물>(2018.3.10~30) 유머와 허무: PT&Critic Reunion 전 리뷰 미세먼지에 황사까지 겹쳐 오매불망 기다려 온 꽃피는 3월은 봄의 초록이 아닌 칙칙한 잿빛으로 물들었다. 환절기의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일까, 병원에는 환자들로 가득하다. 물리적 환경이 주는 불편함과 갑갑함을 굳히기라도 하려는 듯 텔레비전 뉴스에서는 미투 운동, 전 대통령의 구속과 같은 우울한 뉴스들이 연일 업데이트되며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폐허의 상태에서 느끼는 멜랑콜리의 정서, 덧없음, 공허감은 어쩌면 우리가 모두 공유하고 있는 삶의 무게일지도 모른다. 20년 동안 버는 돈을 하나도 쓰지 않고 저축하여도 거주할 집 한 채 마련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나를 포함한 젊은이들은 좌절하고 표류한다. 끊임없이 나의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무한경쟁의 굴레.. 2018. 3. 31.
[전시서문] 정유미 개인전 <White Silence>(갤러리밈, 2018.3.7.~19) 보이지 않는 벽에 관하여《White Silence》(갤러리밈, 2018.3.7.~19) 흰색 고요(silence), 푸른색 차가움…. 평면을 바라보는 경험에서 우리는 단순히 보는 것 이상의 경험을 하게 될 때가 있다. 시각적 경험을 토대로 청각적 혹은 촉각적 분위기를 상상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심리적인 경험까지 이어진다. 한 점의 그림으로 우리는 셀 수 없이 많은 갈래의 가지를 치며 생각을 이어나간다.어떤 회화 작품을 보면 특정 작가가 바로 연상되는 경우가 있다. 어떤 대상을 반복적으로 그리는 경우, 혹은 붓 터치나 색감이 독특하게 일관된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하지만 정반대로 자신이 쌓아 온 기존 작업 스타일의 제약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새로운 시도를 지속하는 작가도 있다. 정유미 작가는 후자에 더 .. 2018. 3. 3.
[작가론] 포스트프로덕션의 개념으로 본 황민규(Hwang Min Kyu)의 작품세계 황민규 , HD video, 00:03:00, 2015: 스틸컷 / https://youtu.be/WJPXhBDWj4g 포스트프로덕션의 개념으로 본 황민규의 작품세계최정윤 (2015)는 3분짜리 짧은 영상 작품이다. 내용도 구성도 어찌 보면 단순하다. 시리즈에 등장하는 로봇을 소재로 한 프라 모델을 열풍기로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녹인다. 이 과정을 거꾸로 상영하는 영상에 영화 의 메인 테마곡을 덧입혔다. 검은 배경에 놓인 건담, 그것을 위에서 아래로 비추는 강한 조명,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웅장한 선율까지 합쳐져 신성한 기운마저 감돈다. 영상은 마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혹은 죽었던 건담이 부활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작품은 이후 작업들의 전주(intro)와 같은 역할을 .. 2018. 2. 27.
[후기] ‘로컬 큐레이팅 포럼 2017’(인천 임시공간, 2017.9.16) ‘로컬 큐레이팅 포럼 2017’ 후기 예술기획, 큐레이팅, 미술전시, 담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이런 단어들조차 생소하고 익숙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미술을 일상에서 향유하고 비평적으로 접근하는 관객의 수가 적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인구 전체 5천만 중에서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일자리도, 미술 관객도, 주요 전시장도, 예산도 서울에 편중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불균형은 인구분포도를 고려할 때 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관객 혹은 예산이 적다하더라도 의미 있는 기획, 실천은 어디에서라도 이뤄질 수 있다. 그것은 오롯이 각 지역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기획자들의 역량에 달린 일이다. 좋은 기획, 전시를 평가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절대적인 평가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2018. 1. 24.
[후기] <제3의 과제전> 내부 워크숍(프로젝트스페이스 사루비아, 2017.12.5) 2017.12.5. 내부 워크숍 후기_최정윤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처음 일을 시작하면서 맞닥뜨린 현실은 말 그대로 ‘멘붕’의 연속이었다. 학교에서 배운 ‘미술사’와 현장의 온도 차이는 직접 겪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시작하는 느낌으로, 인턴, 코디네이터, 통역 아르바이트 등 이런저런 일을 하면서 분위기를 익히는 수밖에 없었다. 동시대미술 현장을 각기 다른 포지션에서 접하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에게도 희미하기는 했지만 어떤 ‘기준점’이 생겨나는 듯했다. 미술대학에서 작업을 하고 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하는 사람들 역시 나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을지도 모르겠다.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작가’로서의 활동을 이어가는 일이 쉬울 리 없다. 전시 공간, 전시를 만드는 사람, 전시가 만들어지는 과정 .. 2018. 1. 24.
전시의 종류 - 10가지 에이드리언 조지의 큐레이터 라는 책1장에서 발췌한다. 1. 소장품전 collection display : 미술관이나 갤러리가 보유한 소장품을 활용한 전시 2. 특별전 special display : 상설전과 차별화된 전시. 소장품에 맥락과 의미를 더하고 자료나 작품을 대여하기도 함. - 초점전 in-focus display : 특별전의 일종. 기관 소장품 중 한두점을 주인공으로 선정, 이 작품과 관련한 추가적 정보를 제공하는 기록 자료, 기타 예술작품등으로 꾸리는 전시 3. 임시전 temporary exhibition : 독립 큐레이터나 미술관 외부 큐레이터로 일하면서 담당하는 전시. 역사적인 것부터 현대적인 것까지 모두 가능하며, 개인전, 단체전, 주제전 아무 제약이 없다. 대여 작품이 대부분이며, 기.. 2017. 12. 28.
[전시가 끝나고..2] 우리 세대 미술에 관한 관심 우리 세대만의 미술이라는 것이 있을까? 어떤 특성을 가진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은 그 자체로 불가능한 일일까? 혹은 불필요한 일일까? 2012년 연말부터 2014년 4월까지 월간 에서 1년 5개월 정도 기자로 일하면서 매번 편집회의 할 때마다 느꼈던 것은어떤 주제를 가지고 가서 펼쳐 놓아도 찾다보면 이미 다 다뤄진 적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무슨 주제를 애써서 찾아가서 발표를 해도, 항상 몇 년도 몇 월호를 먼저 읽고 오라는 질타를 받기 일쑤였다. 내가 충분히 과월호를 숙지하지 못했던 탓이었다. 나는 내가 속해있던 잡지사에서 15여 년의 시간동안 했던 일들조차 완전하게 다 파악하고 있지 못한 설익은 신입이었던 것이다. 대표나 편집장, 선배 기자들은 모두 미술계에서 나보다 적게는 2-3년.. 2017. 12. 28.
[2017.12.20~24] 괌 겨울 휴가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17. 12. 26.
[전시가 끝나고..1] <룰즈>와 <사물들: 조각적 시도>를 회고하며.. 전시를 준비하고 만들 때에는 어느 순간 당장 눈 앞에 놓인 일들에 바빠 한 발자국 떨어진 관점에서 그것을 바라보고 생각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시간이 좀 지나고 난후에 이 전시가 어떤 의미로 나에게 남는지, 그 이후의 움직임들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등등에 관해서 정리해봐야지.. 생각만 하고 있다가 두 가지 제안 때문에 다시금 작년 이맘 때의 기억을 떠올려보고 있다. 2017년도 이제 몇 일 안 남은 시점에서 흥미로운 제안을 받았다. 하나는 이번주 토요일에 인천 임시공간에서 하게 될 공개 세미나이고, 또 다른 하나는 라는 비공개 워크숍이다. 두 가지 모두 내가 기획한, 혹은 공동기획한 전시에 관해서 이야기하게되는 자리이다. 전자는 인천문화재단 지역문화인력양성과정의 전시기획파트 기획 .. 2017. 12. 13.
<no curator> 답변을 준비하며.. 1. 가끔씩 무엇을 위해서 왜 전시 기획을 하는 지 고민할 때가 있다. 왜 할까? 예산과 공간 확보를 위해서 온 힘을 다 쏟고, 작가 한명씩 설득하고 이야기 듣고, 온갖 문제들을 해결하고 조율해야하는 데. 나에게는 보수가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 명예를 얻는 것도 아니다. 즐겁기 때문에 했고, 함께 했던 누군가가 그 이후에 또 다른 좋은 기회를 만나면 기쁘고, 그런 정도의 만족감이 있다. 전시 기획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기자 일 할때 생각했던 것과 비슷하다. 지금의 시점에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이 너무 뒷북인가? 아무도 관심이 없을까? 혹은 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중요하게 생각할까? 이런 것들을 생각한다. 전시는 공적인 자리에서 뭔가를 펼쳐 내어 보이는 일이기 때문에 단순히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2017. 12. 12.
[전시리뷰] 로우-테크놀로지의 ‘놀이’를 위한 오브제: 장준호 개인전 <조율하는 마음대로>(2017.11.24~12.14) 장준호 혼합재료 2017 로우-테크놀로지의 ‘놀이’를 위한 오브제 : 장준호 개인전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2017.11.24~12.14) 리뷰 최정윤 (윌링앤딜링 협력큐레이터) 뒤샹의 이후, ‘개념미술’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실험들이 이루어지고 난 이후, 우리에게 ‘업보’처럼 남은 여러 유산이 있다. 그 중 하나는 기본적인 제작의 테크닉과 관련된 기능적 요소를 간과하게 된 분위기가 아닐까 싶다. 오늘날 우리가 미술의 테두리 안에서 보는 많은 작품들은 작가는 개념을 구축, 제시할 뿐 실제 그것을 제작하는 일은 특정 업체에 맡겨도, 스튜디오에서 다른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져도 상관없어졌다. 어느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인가, 웹툰 만화가 몇 명이 나와 제작과정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누군가는 자신만의 그림체를 갖.. 2017. 12. 8.
[작가론] 양유연(Yooyun Yang): 주변을 바라보는 섬세한 시선 양유연 2017 주변을 바라보는 섬세한 시선: 양유연의 작품에 관한 단상 #1 두상과 손잔뜩 겁에 질린 표정, 어딘가를 지긋이 응시하는 눈, 손으로 눈을 가리거나 질끈 감은 눈…. 관객은 그림 속의 인물이 누구인지 전혀 알 길이 없다. 직업, 나이, 취향 등 누군가를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단서는 모두 그림 바깥에 위치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클로즈업된 인물의 두상, 그 중에서도 눈이다. 우리는 누군가를 바라볼 때, 말을 할 때, 상대방의 눈을 응시한다. 눈을 바라보면 그 사람의 생각을, 마음을, 감정을, 영혼을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연기를 하고 있지 않은 다음에야, 눈을 통해 상대방의 진심에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 누군가의 감정을 파악하고자 할 때.. 2017. 1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