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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267

[도록] <국제레지던시 : 첩첩산중x평창> 평창문화올림픽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 공모에 선정된 16개국 음악, 무용, 시각예술 작가 20인이 평창 감자꽃 스튜디오에 30일간 거주하며 개별 및 공동 창작 작품을 제작하는 국제 레지던시이다. 20명의 작가와 10명의 스탭은 2017.9.15~10.24 동안 워크숍, 강연, 제작, 오픈스튜디오, 공연, 전시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나는 두산 큐레이터 워크숍에 함께 참여했던 김수정 큐레이터의 초대로 복합문화예술공간 행화탕에서 진행되는 (2017. 10.20~11.5)를 관람했다. 전시보다도 정말 큰 놀라움 자아냈던 것은 바로 이 도록. 레지던시 결과 보고집 형태의 도록은 보통 지루하기 마련인데, 사진도 엄청 잘찍었고... 애초부터 디자인 컨셉이 있었던 것 처럼 보인다. 사진이 좋으면 .. 2018. 9. 28.
[도록] <옥토버>(아르코미술관, 2017.12.8~2018.1.31) 제목: 옥토버일정: 2017년 12월 8일 – 2018년 1월 31일장소: 아르코미술관 제2전시실참여작가: 강태훈, 물질과비물질, 서평주, 손혜경, 연구모임 아래, 양유연, 이덕형+조주연, 이상엽, 이우성, 홍진훤기획: 신양희디자인: 배지선공간디자인: 비유유피주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신양희 큐레이터는 기자로 일할 때 알던 분이다. 내가 의 기자였던 당시, 신양희씨는 경향 의 기자였다. 에서 일하던 기자들과 몇몇 큐레이터가 함께 모여 진행했던 책 읽기 모임에 몇달 간 나도 참여했던 적이 있다. 그때 처음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함께 읽자고 제안하기도 했었다. 양유연 작가와 경기창작센터에서 글 쓰는 일 때문에 만난 이후로 작가를 통해서 전시 소식을 전해듣다가 이 전시도 가서 보게 되었다... 2018. 9. 28.
[도록] <투명함을 닫는 일과 어두움을 여는 일>(강남아파트 18동, 2018. 4. 27~5. 8) 제목 투명함을 닫는 일과 어두움을 여는 일일시 2018. 4. 27 (금) – 5. 8 (화), 12일간 작가 김명진, 김민정, 김이박, 오제성, 이상용, 이향안, 전아라, 정지현, 조혜진, 황문정 (총 10명) 주최 어반 콘크리트 기획 박지형 장소 서울시 관악구 조원로 25 강남아파트 18동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6번 출구, 도보 5분) 사실 전시는 못 봤다. 전시를 기획한 박지형 큐레이터는 원래부터 알던 사람도 아니다. 어느 날 부산 홍티아트센터에 입주한 이향한 이라는 작가로부터 글을 써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게 벌써 몇 달 전의 일이다. 잘 만나서 이야기도 나눴고, 시간에 맞춰 미션도 컴플리트!했다. 나를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보니 박지형이라는 큐레이터가 추천을 했다고 했다. 지금은 페리지갤러리.. 2018. 9. 28.
[전시리뷰] <베틀, 배틀>(토탈미술관, 2018. 8. 8~9. 9) 전 플라토미술관 부관장인 안소연 선생님의 수업 수업을 이번 학기 듣고 있다. 기획 방법론을 배우고 싶다기 보다는, (어차피 일정 부분은 경험을 통해서만 터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사람이 궁금해서 들었다. 오랜 실무 경험을 통해서 우러난 이야기들을 정말 상세하게 들려주셔서 공감도 많이 되고, 정리도 되고 즐겁다. 40명이나 듣는 석사 수업이라 기말 페이퍼는 별도의 발표 없이 제출만 하기로 하였고, 그 대신 매 수업 두세 명의 학생이 최근 본 좋았던 전시에 관해 말하는 짧은 발표가 있었다. 나를 포함하여 몇 명 안되는 박사들이 먼저 발표 스타트를 끊었다. 또 나는 1번. 어떤 전시에 관해 이야기 하는 것이, 기획을 하려는 동료 혹은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지 몇 일정도 고민했다. 이것은 앞으로 내가 전시를.. 2018. 9. 28.
[기획의 글] <흐르는 흐름>展 강남미술관 2018.9.1~6 흐르는 흐름 Flowing Flow 이번 전시는 장애예술인의 창작 거점인 ‘잠실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해 있는 작가들로 구성됐다. 참여작가 12인은 그들의 신체적 불편함을 뛰어넘어, 창조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었다. 그들에게 장애는 장애물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다른 생각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참여작가들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 것들을 발견하고, 작은 움직임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며, 남들의 시선은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생각에 골똘히 몰두한다. ‘흐른다’는 동사는 종종 물과 같은 액체의 상태를 지칭할 때 주로 사용한다. 액체는 고체와 달리 그 형태가 일정하지 않고 어디에 담기느냐에 따라서 끊임없이 변화하며 적응한다. 딱딱하게 고정되지 않기 때문에 어디로든 자유롭게 흘러갈 수 있으며 변화무쌍한 모험이 가.. 2018. 9. 1.
[전시리뷰] <당신은 몰랐던 이야기>(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2018.4.7.~7.8) 리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2018.4.7.~7.8) 리뷰 1. 보이지 않는 것들, 교차적 공간, 그리고 관계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2018-2020년에 ‘아시아 집중(Asia Focus)’이라는 주제를 프로그램 기획의 주요 과제로 설정하였고, 그 일환으로 가 기획됐다. 전시를 기획한 박주원 큐레이터는 도록에 수록한 전시 서문에서 “하나의 아시아라는 개념이 얼마나 허구적이고 임의적”인지 지적하며, “아시아라는 개념 안에서 묘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각기 다른 지역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기술한다. 전시를 설명하는 키워드로 박주원 씨가 꼽은 세 가지는, ‘보이지 않는 것들(About the Unseen)', '교차적 공간(intersentional space)', 그리고 ’관계(relations)‘다.. 2018. 8. 3.
[전시리뷰] 치유의 시간: 박지훈 개인전 <뜨거운 공기 · 차가운 악기들>(2018.7.13~8.3) 박지훈_엠티 Membership Training, glass, oil clay, ethanol washer fluid, dimension variable, 2018 (사진: 유영진)박지훈_K씨의 케이스, brass, urethane resin, 13 x 74 x 6 (cm), 2018 (사진: 유영진) 치유의 시간: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2018.7.13~8.3) 리뷰 1. 현대적 삶과 우울요즈음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시대인 만큼 사람들은 어디서든 그것을 붙잡고 새로운 소식을 찾아 읽는다. 그래서 단연코 가장 난감한 순간은 스마트폰의 배터리가 없는 경우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기회가 되는대로 미리 충전을 해두어서 완전히 방전되지 않도록 한다. 완전히 방전되어 스마트폰이 꺼지게.. 2018. 8. 1.
[전시리뷰] 무엇이 진짜일까? : 이향안 개인전 <따뜻하고 푸른 물결>(홍티아트센터, 2018.6.27.~7.13) 무엇이 진짜일까? : 이향안 개인전 (홍티아트센터, 2018.6.27.~7.13) 리뷰 작가가 거주하며 작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고안된 ‘레지던시’가 미술관이나 갤러리 못지않게 점점 많아지고 있다. 동시대미술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레지던시에도 참여하며 자신의 활동 반경을 넓혀나간다. 레지던시는 단순히 작업공간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작가에게 여러 면에서 의미 있는 경험이 되고 있다. 작가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스스로를 고립시켜 새로운 시리즈에만 몰두할 수 있으며, 익숙한 삶에서 벗어나 새로운 문화적 지리적 환경에 적응해나가는 기회를 갖는다. 큐레이터, 평론가와의 네트워크 확장, 동료 작가와의 관계 형성도 작가로서의 활동을 지속하는데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 2018. 7. 31.
정연심, <동시대 예술의 실천, 그리고 포스트프로덕션> 강의 요약 2018.7.14. 아르코미술관 3층 세미나실 15:00~16:30 - 제 1세계(영어 불어 독어 등)->제 3세계 종속적 관계에서 그 관계가 변화하기 시작함.- 벤야민 "번역도 문학이다" - 기술 매체의 변화와 발전에 대한 관심. MS DOS -> 아래아 한글 -> 이미지의 데이터화, 기억을 조종함. 현재에 이름1960년대 학생운동, 차별에 대한 저항의 운동이 시작됨1993 백남준의 베니스비엔날레 독일관 작가로 참여1995 광주비엔날레 1회 시작 1997 IMF - Post Production 은 원래 방송 용어. editing의 의미. 후편집의 과정.- 부모세대는 '결핍'의 시대를, 지금 젊은이들은 '잉여' '과잉'의 시대를 살고 있음.과거 교수의 권력은 정보력과 동일시. 현재는 학생들 누구나 스스로.. 2018. 7. 16.
[작가론] 디자인과 미술, 그 경계에서: 맹성규(Maeng Seong Gyu)의 작업에 나타난 관습 해체의 방식 디자인과 미술, 그 경계에서: 맹성규의 작업에 나타난 관습 해체의 방식 최정윤 1. 현대미술가와 시각디자이너의 공생관계 2014년부터 현재까지 4년여의 기간 동안 ‘신생공간’이라고 불리는 수많은 아티스트 런 스페이스들이 새롭게 문을 열었고, 또 문을 닫았다. ‘신생공간’은 1990년대 후반에 생겨난 ‘대안공간’과 비슷하게 ‘주류’라고 여겨지는 미술관이나 제도권 내부에서 활동하고 있지 않은 젊은 작가의 실험적 미술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일부 맥을 같이 한다. ‘신생공간’들은 서촌, 영등포, 합정, 홍대, 공릉, 종로 등 다양한 지역에 위치해 있었고, 일반적으로 전시 공간, 갤러리가 밀집해있는 지역이 아니었기 때문에 찾아가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기존 전시공간이 잡지사 광고나 오프라인 홍보를 했던 것과.. 2018. 7. 16.
‘규율 권력’과 ‘외모 코르셋’ ‘규율 권력’과 ‘외모 코르셋’ 미셸 푸코는 그의 책 『감시와 처벌』에서 ‘규율권력’에 관해 언급한 바 있다. 규율권력은 왕이 국가를 통치하던 시절 존재하였던 군주권력과 달리, 개인의 신체, 몸짓, 시간, 품행을 총체적으로 포획하는 권력으로 일종의 미시적 권력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규율권력은 연속적 관리체계 내에 있어 시작 시기와 종료 시기가 정해져 있지 않고 계속적으로 이어진다. 푸코가 말하는 규율권력에서 핵심적인 것은 권력의 행사가 억압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 대신, 이미 공고하게 자리 잡은 사회의 여러 제도 속에 권력체계가 자연스럽게 녹아있어 사람들은 교육을 받고 성장하며 사회생활을 이어가면서 자기 스스로 내면화하게 된 규율에 따라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감시자의 시선.. 2018. 6. 16.
[후기] 더 스크랩 2018(문화역서울284, 2018.6.9~13) 올해로 3회째를 맞은 더 스크랩. http://the-scrap.com/ 매년 큰 화제가 되었던 것은 주변 사람들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으나, 직접 가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문화역 서울 284에서 해서 접근성이 매우 좋았다. 공간도 여유롭고. 더스크랩은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지원하는 작가 직거래 장터 기금을 3500만원 받아서 운영하는 판매 행사로, 100명의 작가가 각각 10장의 이미지를 출품하면, 기획팀이 동일한 프린터로 동일한 크기 (A4크기)로 출력해서 전시한다. 그리고 캡션없이 동등하게 번호만 기입한다. 관객은 천장의 이미지를 천천히 둘러보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이미지를 5장 (3만원) 혹은 10장 (5만원) 을 구입할 수 있다. 구매권을 산 다음, 원하는 이미지의 번호를 적어 제출하면 10.. 2018. 6. 13.
[전시리뷰] ‘혼합재료’와 ‘가변크기’ : 로와정 개인전 <sunday is monday, monday is sunday>(2018.5.4~24) 로와정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전시 전경 ‘혼합재료’와 ‘가변크기’ : 로와정 개인전 리뷰 현대미술 전시가 이뤄지는 공간에 어렵게 방문한 일반 관객은 대개 불편함을 토로한다. 아마도 작품 너머에 하나의 명확한 의미가 존재한다고 믿기 때문에 그것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는 상황은 곧 ‘난해함’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명쾌한 정답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대신, 종종 ‘어렵다’고 결론짓고는 전시장을 떠난다. 우리는 지금까지 항상 모든 종류의 교육을 통해 암기하고, 추론해서, 하나의 정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일에 익숙하다. 직관적으로 감각적 쾌를 느끼기 어려운 개념적인 현대미술의 경우, 관객이 작품을 하나의 ‘문제’로 인지하고 ‘정답’을 찾으려고 애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제자(작가)’ 역시 정답을 가.. 2018. 6. 8.
지그문트 프로이트, 「두려운 낯설음」 1919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두려운 낯설음(Das Unheimliche, The Uncanny)》 1919 1. 프로이트는 ‘두려운 낯설음(unheimlich)’이라는 독일어 단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되었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글을 시작한다. ‘두려운 낯설음(unheimlich)’은 ‘집과 같은(heimlich)’, ‘고향 같은(heimisch)’, ‘친밀한(vertraut)’의 반의어다. 이것에서 우리는 한 사물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친숙하지 않아서라는 결론을 이끌어내려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새롭고 익숙하지 않다 해서 모두 두려움을 주지는 않는다. 새롭고 친숙하지 않은 것이 불안감을 주기 위해서는 무언가 다른 요소가 필요하다. ‘h.. 2018. 5. 7.
크랙 오웬스, 「알레고리적 충동: 포스트모더니즘의 이론을 향하여」, 1980 크랙 오웬스, 「알레고리적 충동: 포스트모더니즘의 이론을 향하여」Craig Owens, “The Allegorical Impulse: Toward a Theory of Postmodernism” 이 글은 1980년 옥토버(October)지의 봄호에 게재된 논문으로, 알레고리를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을 설명하는 방법론으로 활용한다. 오웬스는 ‘알레고리’를 하나의 기법, 태도, 과정, 지각 활동을 일컫는 용어로 보고, 현대미술에서 보이는 다양한 알레고리적 충동을 설명한다. 포스트모던 미술이 가진 파편적이고 해체적인 특성을 알레고리적 특성으로 해석한다.알레고리(allegory)는 그리스어 ‘다른(allos)’과 ‘말하기(agoreuo)’가 합성된 ‘알레고리아(allegoria)’의 영어식 표현이다. 알레고리는 고.. 2018. 5. 6.
[전시리뷰] 경계를 흩트리는 몇 가지 방법: 황귀영 개인전 <협상 불가능한 관계들: 공덕동의 미확인 표식들>(2018.4.6~26) 경계를 흩트리는 몇 가지 방법 : 황귀영 개인전 리뷰 빛과 어둠, 남성과 여성, 안과 밖, 좋음과 싫음, 나의 편과 남의 편…. 언어의 의미는 이항 대립을 통해 구조적으로 생성된다. 각각의 의미는 다른 용어와의 상호 관계 속에서 정의되는데, 일례로 ‘영웅’과 ‘악당’은 ‘선과 악’, ‘사랑과 혐오’ 등의 부수적 대립 쌍을 함께 포함하고 있다. 언어를 통해 구조화해 놓은 개념적 구분은 우리가 실제로 사고하는 데 영향을 끼치고, 특정한 틀을 구조화하는 특성을 갖는다. 하지만 영웅은 항상 선만을 추구하는가? 악당은 항상 혐오의 대상이기만 한 것일까? 요즘은 히어로 이야기를 다루는 블록버스터 영화에서조차 이분법적으로 구분된 사고방식의 편견을 깨는 플롯을 선보이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만큼 우리의 현실은, 혹은 .. 2018. 5. 4.
[전시리뷰] 유머와 허무: PT&Critic Reunion <환상적인 부수물>(2018.3.10~30) 유머와 허무: PT&Critic Reunion 전 리뷰 미세먼지에 황사까지 겹쳐 오매불망 기다려 온 꽃피는 3월은 봄의 초록이 아닌 칙칙한 잿빛으로 물들었다. 환절기의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일까, 병원에는 환자들로 가득하다. 물리적 환경이 주는 불편함과 갑갑함을 굳히기라도 하려는 듯 텔레비전 뉴스에서는 미투 운동, 전 대통령의 구속과 같은 우울한 뉴스들이 연일 업데이트되며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폐허의 상태에서 느끼는 멜랑콜리의 정서, 덧없음, 공허감은 어쩌면 우리가 모두 공유하고 있는 삶의 무게일지도 모른다. 20년 동안 버는 돈을 하나도 쓰지 않고 저축하여도 거주할 집 한 채 마련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나를 포함한 젊은이들은 좌절하고 표류한다. 끊임없이 나의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무한경쟁의 굴레.. 2018. 3. 31.
[전시서문] 정유미 개인전 <White Silence>(갤러리밈, 2018.3.7.~19) 보이지 않는 벽에 관하여《White Silence》(갤러리밈, 2018.3.7.~19) 흰색 고요(silence), 푸른색 차가움…. 평면을 바라보는 경험에서 우리는 단순히 보는 것 이상의 경험을 하게 될 때가 있다. 시각적 경험을 토대로 청각적 혹은 촉각적 분위기를 상상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심리적인 경험까지 이어진다. 한 점의 그림으로 우리는 셀 수 없이 많은 갈래의 가지를 치며 생각을 이어나간다.어떤 회화 작품을 보면 특정 작가가 바로 연상되는 경우가 있다. 어떤 대상을 반복적으로 그리는 경우, 혹은 붓 터치나 색감이 독특하게 일관된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하지만 정반대로 자신이 쌓아 온 기존 작업 스타일의 제약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새로운 시도를 지속하는 작가도 있다. 정유미 작가는 후자에 더 .. 2018. 3. 3.
[작가론] 포스트프로덕션의 개념으로 본 황민규(Hwang Min Kyu)의 작품세계 황민규 , HD video, 00:03:00, 2015: 스틸컷 / https://youtu.be/WJPXhBDWj4g 포스트프로덕션의 개념으로 본 황민규의 작품세계최정윤 (2015)는 3분짜리 짧은 영상 작품이다. 내용도 구성도 어찌 보면 단순하다. 시리즈에 등장하는 로봇을 소재로 한 프라 모델을 열풍기로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녹인다. 이 과정을 거꾸로 상영하는 영상에 영화 의 메인 테마곡을 덧입혔다. 검은 배경에 놓인 건담, 그것을 위에서 아래로 비추는 강한 조명,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웅장한 선율까지 합쳐져 신성한 기운마저 감돈다. 영상은 마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혹은 죽었던 건담이 부활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작품은 이후 작업들의 전주(intro)와 같은 역할을 .. 2018. 2. 27.
[후기] ‘로컬 큐레이팅 포럼 2017’(인천 임시공간, 2017.9.16) ‘로컬 큐레이팅 포럼 2017’ 후기 예술기획, 큐레이팅, 미술전시, 담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이런 단어들조차 생소하고 익숙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미술을 일상에서 향유하고 비평적으로 접근하는 관객의 수가 적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인구 전체 5천만 중에서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일자리도, 미술 관객도, 주요 전시장도, 예산도 서울에 편중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불균형은 인구분포도를 고려할 때 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관객 혹은 예산이 적다하더라도 의미 있는 기획, 실천은 어디에서라도 이뤄질 수 있다. 그것은 오롯이 각 지역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기획자들의 역량에 달린 일이다. 좋은 기획, 전시를 평가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절대적인 평가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2018. 1. 24.